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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V의 판매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는 소식은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 최근 SUV를 포함한 RV의 판매는 말 그대로 활황이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역시 “다목적성”이 최고의 메리트다. 일상용으로도 무리 없이 사용하다가 필요할 때는 여러 사람이 탈 수 있고 험로를 통과하거나 짐을 싣기에도 부담이 없다. 차고가 높고 시야가 좋아 운전하기 편한 것은 덤이다. 용도 별로 차가 한 대씩 있다면 좋겠지만 많은 사람들에게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인 만큼 뭐든지 잘 해내는 RV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RV 인기는 자연스럽게 RV 전문 브랜드들에게 호재가 된다. 특히나 국산 브랜드 중에서는 자타 공인 SUV 명가, 쌍용의 표정이 여느 때보다 밝다. 올해 초 티볼리가 기대 이상의 “대박”을 치면서 활기가 도는 쌍용은 브랜드 라인업을 재정비하며 이러한 RV 열풍에 걸음을 맞추고 있다.

쌍용은 티볼리 디젤, 4WD 출시에 이어 코란도C, 렉스턴, 그리고 코란도 투리스모의 파워트레인을 새로이 손봤다. 유로6 규제에 대응하는 2.2L LET 엔진이 전면 적용됐고, 변속기도 6속 아이신 변속기와 7속 메르세데스-벤츠 변속기로 바뀌었다. 이번에 시승한 차는 코란도 투리스모, 그 중에서도 레저활동에 특화된 아웃도어 에디션이다. 미니밴 시장에서는 기아 카니발이 절대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코란도 투리스모는 미니밴과 SUV의 크로스오버라 해도 좋은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지니고 있다. 여러 선호 사양을 알짜배기로 탑재한 아웃도어 에디션은 평범한 도로를 따라 달리는 여행보다는 쾌청한 숲길을 가로지르는 모험을 떠나고 싶은 미니밴 구매자에게 색다른 대안을 제시한다.


“아웃도어 에디션”이라는 이름은 거창하지만, 정확히는 실속형 레저 모델이라고 보면 되겠다. 기본 트림인 TX 모델에 하이패스&ECM 룸미러와 LED 룸램프, HID 헤드램프 등 선호사양이 기본 적용되고, 선택품목 중 일체형 루프박스와 사이드 스텝 패키지가 추가된다. TX 트림 대비 242만 원 비싸지만 237만 원의 선택사양+LED 룸램프 및 HID 헤드램프로 구성되므로 더 합리적인 가격에 필수 요소들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아웃도어 활동이 잦고 루프박스 활용도가 높다면 당연히 망설임 없이 선택할 만하다. 처음 마주 한 코란도 투리스모는 거대하다. 시승차는 일체형 루프박스까지 더해져 더욱 웅장한 외관을 자랑한다. 코란도 C, 코란도 스포츠 등과 패밀리 룩을 이루는 전면부 디자인은 친숙하면서도 여전히 개성있다. 크고 남성적인 선이 도드라진 헤드라이트는 도로 위에서 존재감을 높여준다. 여기에 아웃도어 에디션을 위한 전후면 스키드 플레이트와 사이드 스텝이 부착된 디테일이 눈에 띈다. 4WD 시스템을 선택하면 17인치 크롬 스퍼터링 휠도 장착된다.


여타 경쟁 미니밴들이 1박스 내지 1.5박스 형태의 비례인 것에 반해 코란도 투리스모는 뚜렷한 2박스 바디라인을 지니고 있다. 또 2열 도어가 슬라이딩 타입이 아닌 일반 도어로 보다 SUV 느낌이 물씬 풍긴다. 전장*전폭*전고는 5,130*1,925*1,815(mm)로 카니발과 비교하자면 전장은 거의 같고 전고는 더 높으며, 전폭은 약간 좁다. 아웃도어 에디션의 일체형 루프박스 높이를 고려하면 실제 전고는 2,100mm 내외일 것으로 보여진다. 일상 주행에는 지장이 없지만 천장이 낮은 지하주차장 등에 진입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인테리어는 친숙한 디자인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선대 모델인 로디우스와 마찬가지로 대쉬보드 중앙에 위치한 계기판 클러스터가 독특하다. 패밀리 카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디자인인데, 처음에는 낯설지만 탑승자들이 모두 주행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그래도 현재 주행속도와 같은 필수 정보들은 스티어링 컬럼 상단의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LED 룸램프 등이 적용돼 보수적인 디자인임에도 낡았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중앙의 컬러 디스플레이는 오디오 시스템과 후방카메라를 겸하는데, 특이하게 HDMI 케이블을 이용해 외부 미디어를 재생할 수 있다. 가령 오토캠핑 중 하루를 마무리하고 차 안에 앉아 온 가족이 함께 영화를 본다면 요긴하게 쓸 수 있겠다. 순정 내비게이션이 내장되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사용자가 크게 늘어 큰 불편함은 없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9인승과 11인승 2종류의 시트 배치를 제공하지만, 아웃도어 에디션은 9인승만 적용된다. 시트 배열이 상당히 독특한데, 기존에 11인승이 우선 출시되고 승합차 속도제한 법규에 따라 9인승 모델이 추가되면서 배치를 손본 까닭이다. 일반적인 9인승 미니밴은 3+3+3 배치를 채택하는 반면, 코란도 투리스모는 2+2+3+2 배치를 갖췄다. 2열 가운데 좌석이 제거돼 타고 내리기 수월하며, 사용 빈도가 낮은 4열 시트는 접이식으로 트렁크 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각 시트의 폴딩과 리클라이닝을 지원하며, 2열 시트는 슬라이딩도 가능하다. 시트 뒷면에는 컵홀더와 테이블 등이 갖춰져 탑승 인원에 따라 다양한 좌석 배치가 가능하다. 시트의 다양한 활용도는 동급 여느 미니밴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만약 9명이 가득 채워 탄다고 해도 수납공간에 대한 걱정이 없는 것이 아웃도어 에디션의 장점이기도 하다. 미니밴에 승차 정원에 맞춰 탑승하면 여행을 위한 짐을 싣기가 마땅치 않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웃도어 에디션의 경우 순정 일체형 루프박스가 장착돼 있으므로 수납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캠핑을 가더라도 많은 짐을 빼곡히 채워넣기 충분하다.


아웃도어 에디션 사양만큼이나 궁금한 것이 코란도 투리스모의 새 엔진이었다. 앞서 코란도C 시승 때 2.2 LET 엔진을 경험한 적 있지만, 후륜구동 기반인 코란도 투리스모에는 7단 메르세데스-벤츠 E-트로닉 변속기가 맞물려 또다른 주행 감각을 기대해볼 만 하다. 2.2 LET 엔진의 최고출력은 178마력, 최대토크는 40.8kg.m에 달한다. 출력이 절대적으로 높지는 않지만 최대토크가 무려 1,400rpm의 저회전 구간부터 발휘되기 때문에 답답함을 느끼기 어렵다. 더욱이 새 변속기는 1단부터 락업 클러치를 활용, 직결감이 뛰어날 뿐 아니라 효율이 높고 출력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것이 쌍용차의 설명이다.


우선 만족스러운 것은 여유이다. 사실 2톤이 넘는 코란도 투리스모에게 기존 2.0 디젤 엔진은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았다. 출력을 쥐어짜내니 자연히 가속 페달을 깊게 밟게 되고, 체감되는 소음·진동은 커지고 연비는 나빠졌다. 하지만 배기량을 높이고 출력에 여유가 생기니 이 모든 문제가 한 번에 해결됐다. 앞서 심장을 바꾼 코란도C가 오히려 연비가 좋아지고 정숙성이 개선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소음과 진동은 큰 폭으로 억제되고 변속기가 바뀌면서 치고 나가는 감각도 경쾌해졌다. 모든 동작에 여유가 생긴다. 특히 변속기가 마음에 든다. 다단화로 가속력과 순항연비를 동시에 잡았고, 무엇보다 직결감이 좋아져 필요충분의 성능을 남김없이 활용한다. 다만 주행 중 변속기 레버가 까딱거리는 것은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전부터 메르세데스-벤츠 미션을 사용하는 쌍용차들의 공통된 특징인데, 아무래도 레버가 움직이는 것이 영 낯설다.


평상시에는 후륜구동으로 주행하기 때문에 짐을 많이 싣거나 사람이 많이 타도 견인력이 저하되지 않는 점도 장점이다. 전자식 4WD 옵션을 선택하면 필요할 때 4륜 고속 또는 4륜 저속 모드를 선택해 험로 주파도 가능하다. 세미 프레임 바디를 채택, 모노코크의 장점은 살리면서도 강성을 확보해 가벼운 오프로드 주행에 부담이 없다. 이 점이 다른 미니밴들과 코란도 투리스모를 구별해주는 가장 뚜렷한 장점이다. 오랜 오프로드 노하우를 갖춘 쌍용이기에 가능한 조합이기도 하다.


시트 포지션이 높아 시야 확보가 용이하면서도, 서스펜션은 제법 탄탄하게 세팅돼 울렁이지 않는다. 예전에 루프박스가 달린 차를 탔을 때 심한 풍절음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일체형 구조 덕인지 고속도로 주행에서도 풍절음이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공인연비는 9인승 4WD 7속 변속기 기준 복합 11.0km/L, 도심 9.9km/L, 고속 12.5km/L이다. 기존 2.0 엔진에 비해 소폭 낮아진 수치지만 실연비와의 괴리가 거의 없어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 또 높아진 출력과 토크 덕분에 운전의 여유를 찾은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한 연비다. 코란도 투리스모가 미니밴 시장에서 주류 모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경쟁모델과 비교했을 때 뚜렷한 개성과 장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분명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최근 익스트림 스포츠와 아웃도어 레저활동에 대한 관심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더 넉넉한 수납공간과 필수 편의사양을 갖춘 아웃도어 에디션의 추가는 경쟁 미니밴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


바닷가나 숲속으로 떠나는 오토캠핑을 즐긴다면 코란도 투리스모만한 대안이 또 있을까? 현대 그랜드 스타렉스와 토요타 시에나가 4륜구동 모델을 제공하고 있지만, 시에나는 가솔린 엔진에 상시 4륜구동(AWD)을 채택했고, 그랜드 스타렉스는 2WD와 4WD만 선택할 수 있다. 저속기어를 갖춘 4WD 미니밴은 코란도 투리스모가 유일하다. 또 11/12인승만 갖춘 그랜드 스타렉스나 7인승인 시에나와 달리 9/11인승 선택이 가능해 9인승 모델의 경우 고속도로 버스전용 차선을 이용할 수 있으면서 속도제한장치는 부착되지 않았다는 장점도 있다.


코란도 투리스모 아웃도어 에디션은 자신만의 색깔이 오롯이 담겨있다. 흔히 미니밴이라 하면 “여행을 떠나기 좋은 차”라고 생각하지만, 코란도 투리스모를 탄다면 여행보다는 모험을 떠나고 싶다. 가령 짐을 가득 싣고 빛이 들어오지 않는 숲으로 떠나는 오토캠핑 말이다. 혹은 바닷가에 차를 대고 서핑보드를 꺼내 바다로 내달리기에도 좋겠다. 여행이 어울리는 미니밴은 많지만, 모험이 어울리는 미니밴은 코란도 투리스모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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